면허를 따고 5년 동안 한 번도 운전대를 잡지 않았습니다. 신혼초 두세 번 타보다가 아이가 생기니까 보험료도 아까워서 운전을 안 했거든요. 차는 주차장에 있었는데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남편 회사가 우리 집과 반대 방향이어서 남편이 항상 운전했습니다.
이렇게 5년이 지났을 때 갑자기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시어머니 건강이 안 좋아지셨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가끔 가던 시댁이 한 달에 2~3번은 가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시댁이 구로 반대편, 경기도였습니다. 왕복 40분 거리였습니다.
남편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회사에서 급하게 나가야 할 때도 있고, 주말도 자기만 운전해서 시댁을 갈 수 없으니까요. 아이들도 할머니를 자주 보고 싶어했습니다. "엄마, 할머니는 언제 봐?" 이 말이 제일 가슴 아팠습니다.
남편이 "너도 배워봐" 하고 권유했습니다. 처음에는 거절했습니다. 너무 오래 안 해서 무서웠거든요. 하지만 할머니 건강이 계속 좋지 않으니까 더는 미룰 수 없었습니다. 그때 결정했습니다. 반드시 배우겠다고.

방문운전연수를 검색했습니다. 우리 집에 와서 가르쳐주는 거라 편할 것 같았습니다. 다른 곳을 왕복하면서 배우는 것도 좋지만, 우리 집 주변에서 편하게 배우고 싶었거든요. 왕복 40분 거리 때문에 기본기보다는 먼 거리 운전에 중점을 둬야 했습니다.
방문운전연수 3일 50만원으로 예약했습니다. 처음엔 비용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5년을 못 한 면허를 이제 쓸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치 있는 투자라고 느껴졌습니다. 내돈내산으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1일차 아침에 강사님이 우리 집에 도착했습니다. 처음엔 정말 떨렸습니다. 5년 만에 핸들을 잡으니까 손이 떨렸거든요. 강사님이 "천천히 합시다" 라고 해주셨고, 먼저 집 근처 구로 동네 도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좁은 골목길에서 차를 어떻게 움직이는지부터 다시 배웠습니다.
1일차에는 기본기가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신호 읽기, 핸들 조작, 백미러와 사이드미러 보기,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강사님이 "이건 타이어가 어느 정도 움직이는지 아는 거거든요" 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생각해보니 이런 것들이 5년 만에 완전히 까먹었더라고요.
1일차 오후에는 고속도로 진입로까지 갔습니다. 고속도로 자체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진입로를 보면서 앞으로 할 일을 생각해봤습니다. 강사님이 "저 정도는 할 수 있겠다"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자신감이 조금 생겼습니다.

2일차는 고속도로 연습이었습니다. 아주 짧은 거리지만, 실제로 고속도로에 들어갔습니다. 서비스 에어리어까지만 갔다 와서 다시 나왔지만 충격이었습니다. 속도도 빠르고, 차선변경도 해야 하고, 정신없었습니다.
강사님이 차선변경하는 방법을 정확히 알려주셨습니다. "고속도로는 천천히 생각할 틈도 없으니까, 사이드미러 먼저 봐요, 그 다음 백미러, 그 다음 핸들" 이렇게 순서를 정했습니다. 이 순서만 잊지 않으면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2일차 오후는 시댁 방향 고속도로 연습이었습니다. 실제로 갈 경로를 따라 갔습니다. 터널도 통과해봤고, 톨게이트도 가봤습니다.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해졌습니다.
3일차는 실제로 시댁까지 가보는 날이었습니다. 강사님이 탑승한 상태에서 구로 집을 출발했습니다. 고속도로 구간도 지나가야 했고, 신호 많은 도시도로도 지나가야 했습니다. 마지막 우리 집에서 시댁까지는 모두 힘내서 했습니다.

3일차 아침 출발할 때 아이도 함께 탔습니다. 아이가 옆에 앉아 있으니 더 신경 써야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엄마 화이팅" 이렇게 응원해주니까 기쁨이 더했습니다.
시댁 도착했을 때 시어머니가 현관에 나와 계셨습니다. "잘했네" 이 말씀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아이들이 할머니한테 달려가는 모습, 할머니가 아이들을 안아주시는 모습, 그리고 "엄마가 운전해서 왔어" 라고 아이들이 자랑스럽게 말하는 모습. 그 모습들이 모두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은 시댁을 갈 때 내가 운전합니다. 한 달에 2~3번 시댁을 가는데 모두 내가 운전합니다. 남편의 피로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아이들도 할머니를 자주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 할머니도 아이들이 자주 와서 좋아하십니다.
50만원의 투자, 처음엔 비용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5년을 못한 면허를 이제 쓸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치 있는 투자였습니다. 내돈내산으로 결정한 것을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장롱면허로 5년을 살았던 분들, 꼭 배워보세요. 내 가족의 삶이 정말 바뀝니다. 남편의 피로도 줄고, 아이들도 할머니를 자주 만나고, 나도 자유로워집니다. 구로에서 시댁을 왕복하시는 분들한테 정말 추천하는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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